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어떤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정의를 실현할 능력 있는 국가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이다.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이며 어떤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잘 아는 시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면서 공동체의 선을 이루기 위해 타인과 연대하고 행동할 줄 아는 시민이다.
우리는 우리 힘만으로 민주공화국을 세운 게 아니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장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지 근 30년 만에
미군정아래에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후견을 받아 헌법을 채택하고 정부를 세웠다.
민주주의를 세우는 과정에서 긴 세월 동안 투쟁을 하여
숱한 좌절과 실패 끝에 민주주의 혁명을 성공시키고,
만들어낸 서유럽 민중의 삶을 우리는 경험해 보지 않았다.
우리는 왕을 내쫓고 신분제도를 뒤엎는 민주주의 혁명을 한 적이 없다.
민주주의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민주공화국을 세웠고, 민주주의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경험을 쌓았다.
다른 나라가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치렀던 희생과 비용을 우리는 민주공화국을 세운 후 오랜 세월 동안 치러왔고,
계속 치르고 있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작가의 두 가지 소망을 담았다.
첫째, 국가에 대해서 상충하는 요구와 기대를 가진 국민들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싶었다.
둘째, 진지한 정치적 관심을 북돋우는데 기여를 하고 싶었다.
이 책의 구성은 총 9장이다.
1장에서 3장은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그 시대적 상황에 따라 나온 철학적, 역사적 접근법에 의해 기술하였다.
4장에서는 국가를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에 대해 기술한다.
5장에서는 배타적 감정인 애국심에 대해 설명한다.
6장에서 8장은 국가를 이끌어가는 근본 철학의 변화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에서 진보정치가 추구해야 하는 것
그리고, 국가의 도덕적 이상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마지막 9장에서는 시민, 국민의 위임을 부여받은 정치인의 국가 수행에 필요한 마음가짐이 무엇인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각 장을 넘어가는 페이지에는 국가를 정의하거나, 정치제도를 정의한 철학자와 연설문에 대한 것을 적어놓았다.
그중 하나를 적어 본다.
“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이것이 정치철학이 다루어야 할 올바른 질문이다.”
칼 포퍼 - 열린 사화와 그 적들 중.
국가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철학적인 내용은 어렵다.
읽다 보면 눈이 저절로 감기는 부분도 있다.
그냥 읽어나가기를 부탁한다.
이 책을 통해서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는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는 부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키우면 좋겠다.
생각을 해야 할 것들의 집합이라고 보면 된다.
더 쉽게 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책을 읽고 더 궁금하다면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에 적어본다.
1. 국가의 주인은 시민이다.
인간 종의 특징 중 하나는 추상적인 것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믿게 만들어 그들의 세력을 넓히는 것이다.
인간 세력은 가족, 씨족, 부족 사회를 거쳐 지금의 국가 단위로 확장하였다.
인간이 만든 가장 큰 단위는 민족과 국가이다.
민족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주변과 구별되는 공통적인 가치와 형태적 비슷함, 지역적, 언어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지배층의 세뇌에 의해 구성원의 믿음을 확률적으로 높였다.
이 책에 나오는 에르네스트 르낭의 민족이란 무엇인가 중 민족의 존재권리에 대한 설명한 부분이 있다.
“인간은 어떤 외적인 기준의 강요로 공동체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어딘가에 귀속될 수 있다.
인간은 인종의 노예도, 언어의 노예도, 종교의 노예도, 강물의 흐름의 노예도, 산맥의 방향의 노예도 아니다.
인간의 건전한 정신과 뜨거운 심장이 민족이라고 부르는 도덕적 양심을 창출한다.
이 도덕적 양심이 공동체를 위해서 바친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의 힘을 증명할 때 민족은 정당하게 존재할 권리가 있다.”
민족은 국가를 이루는 기본 단위이지만, 국가가 민족 하나를 의미하지 않는다.
단일 민족 국가라고 알고 있는 국가도 있고, 다민족 국가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국가를 이루고 있는 국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이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국민은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 또는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
시민은 국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나라 헌법에 의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자유민이다.
국민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나라에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국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가를 정의하는 영토, 국민, 주권 중 요소 중 하나이다.
고대 아테네의 국민을 이루는 요소 중 사람은 남자, 여자, 어린이, 노예 등이 있었다.
이들은 아테네의 국민으로 볼 수 있다.
시민은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자유민이다.
아테네의 시민은 성인 남자뿐이다. 그들에게만 국가 정치에 참여할 권한이 있었다.
그들에게만 권리가 있었고, 그 권리에 따른 의무가 있었다.
2.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은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권리만 받아들이고, 의무를 외면해서도 안되며, 의무만 지고, 권리를 찾지 못해서도 안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사람은 대한민국 시민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전인적인 인간을 만드는 것이 기본 이념이다.
이념만 그렇다.
이 이념에 따라 대한민국 교육은 대학 진학에 필요한 것을 배분적으로 교육한다.
기본적이고 체계를 잡을 수 있는 개념 속에서 교육한다.
제대로 된 시민을 만들기 위한 사회 교육은 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대학 전공으로 넘긴다.
중요한 것은 역사와 사회에 관한 올바른 공부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 역사에 대한 말은 많지만,
교육 비중은 낮다.
시험에 나오는 문제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는 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체계를 잡아주고, 사회 수용과 비판에 대한 시각을 만들어줄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이것은 대학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강의를 듣는 것과 다르다.
전자기기를 업데이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배운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의 인식은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
살아가는 사회를 수용하는 시각과 비판하는 시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수용하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생각은 상상에서 망상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다.
그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어릴 때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을 토대로 토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토의가 아닌 토론이다.
3.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
민주주의의 반대를 공산주의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자본주의 반대는 공산주의이다.
민주주의 반대는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정치체계이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이념이다.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니다.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은 시민이 많아져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시민은 잘 관찰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발전은 힘겨움을 이겨내고 이룩한 하나의 결과물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노력했다.
그들의 노동이 들어갔고, 그들의 신념이 들어갔고, 그들의 향상된 생각이 있었다.
나는 늘 투표에 참여할 때 생각한다.
당이 아닌 사람에 투표를 한다.
나쁜 놈 중에 덜 나쁜 놈에게 투표를 한다.
좋은 정치인이 분명 있을 것이나, 기본적으로 드는 생각이 굳어질까 두렵다.
우리의 역사에서 수많은 전쟁을 겪었다.
전쟁의 대부분은 우리와 다른 이들의 전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고 슬프게도 우리는 가장 힘든 전쟁을 했고, 아직도 이런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정치는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이가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행동이다.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것은 권력 쟁취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것을 이루기 위한 전술을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누어진다.
지지세력을 얼마나 모으냐에 따라 정치권력을 쟁취하느냐 아니냐가 달려있다.
대한민국 정치 형태는 이념 전쟁이다.
물건은 하나인데 포장지만 바꾼다.
그런데, 새로운 물건이라고 인식을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를 보자.
우리는 신제품을 살 때도, 중고 제품을 살 때도 그 제품을 꼼꼼히 본다.
여러 후기를 비교해 보고, 사용후기 영상도 많이 본 후 구입을 할지 말지 결정을 한다.
대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교환, 환불을 받을 수 있다.
하자 있는 제품이 포장지만 바꾸어서 배달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화가 나겠는가 안 나겠는가?
화가 날 것이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따질 것이다.
정치는 그렇지 않다.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니까. 우리 동향이니까. 우리 사람이니까.
서로 다른 정치이념을 가진 세력을 적으로 본다.
적으로 인식을 하는 순간 반대 세력이 이야기하는 것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무시한다.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없어져야 할 세력이다.
재생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목표일 뿐이다.
민주주의 시스템은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정치세력의 이념이 중요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는 정치권력은 위험하다.
독일의 역사에서, 스페인의 역사에서, 이탈리아의 역사에서, 중국의 역사에서, 일본의 역사에서
우리는 보았다.
4. 대한민국 정치가 일본의 정치를 따라가려면?
일본 사람은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다.
하나의 정당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일본의 정치체제만큼 좋은 것은 없다.
권력을 내려놓을 필요도 없고, 권력에 쓴소리를 할 수 없게끔 모든 것을 민주적이라는 이름으로 통제를 하고
반대되는 정당이나 사람이 클 수 없도록 차단벽을 만들어 유지한다.
세습이 허락되는 아주 좋은 정치체계이다.
이것을 좋아하는 정치 세력이 있을 수 있겠다.
다만, 한국은 일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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