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의 동양고전 독법 - 강의
독법의 사전적 의미는 글이나 책을 읽는 방법이다.
신영복 선생의 전공은 경제학이다.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었을 때, 고전을 본격적으로 다시 접하였다.
10년 만에 출소, 사면복권되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고전강독이라는 강좌명으로 진행하였던 강의를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하였다.
책의 부제는 나의 동양고전 독법이다.
신영복 선생만의 동양고전에 대한 책을 읽는 방법을 서술한 책이다.
역사는 과거의 역사이며, 현재의 움직임이며, 미래의 제시이다.
고전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이 고전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라고 신영복 선생의 강의 서론에 쓰여있다.
총 11장에 걸쳐 동양고전에 대하여 선생의 깊은 성찰이 있으며,
인성의 고양을 궁극적 가치로 상정하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을 사회화하기 위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시경, 서경, 초사를 중심으로 시와 언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이야기하며,
세상 변화의 이치를 담고 있는 주역을 풀어 설명하고,
인간의 삶과 관계에 대해 논어를 인용하였으며,
성선설의 근간인 맹자의 신의를 조명하고,
노자의 도덕경에서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하며.
개념확장과 인식의 확대, 참다운 지식의 필요성을 장자의 소요에서 찾았으며,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박애와 평화의 염원을 묵자의 행동에서 보았고,
성악설의 근간인 순자를 통해 분리와 분별을 그렸으며,
시대상황과 맞는 정치체계와 견제해야 할 부류에 대해 나열한 법가 사상과
불교, 신유학, 대학, 중용, 양명학에 대한 것을 마지막에 배치하였다.
서양철학은 존재론에 근간을 두고, 동양철학은 관계론에 근간을 둔다.
존재론에 근간을 둔 서양은 개인의 생각, 행동이 중심이 되었으며,
관계론에 근간을 둔 동양은 집단의 생각, 행동이 중심이 되었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거치는 중국 혼란기에 일어난 사상의 탄생과 계승, 대립과 선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중의 평온한 삶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주나라의 동천 이후 왕의 통치가 약해진 춘추시대에는 각 제후국이 개념은 가지고 있었다.
주왕실을 홀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시대에 들어서면서 제후국은 하나의 왕국으로 도약하길 바랐고,
중국통일을 위해 부국강병이 원칙이었다.
가장 빠른 세력확대를 위한 사상과 철학이 필요하였다.
이 시대에 맞는, 미래 비전이 법가의 사상이었고, 서쪽에 위치한 진나라가 이것을 바탕으로 중국을 통일했다.
현재의 국가는 법이 있다.
국가 통치에 가장 필요하며, 정확한 판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법이다.
법을 통해 인간사회를 규율하고 통제를 한다.
모든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의 가능성 위에 서있다.
법이 없다면 질서를 세우고 통치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법을 세우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법은 항상 공정해야 한다.
일반 서민에게 적용되는 법 인식과 위에 있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 인식이 달라서는 안된다.
부국강병의 목적으로 법가사상을 채택한 진나라가 통일 이후 오래가지 못한 것은
오로지 법으로 통치를 하려 했기 때문이다.
덕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법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인간 신뢰를 무너지게 한다.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선생의 강의는 동양고전을 인용함에 한자를 첨가하였다.
단어를 한글 표기만 한 것보다 의미를 새기는데 도움이 된다.
한동안 유행했던 한자 공부는 시들해졌다.
같은 단어라도 한자 표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우리말이 있다.
이것을 위해 국어사전을 가까이해야겠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가 던져주는 것은 어렵다.
생각하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는 책이다.
역사는 강물 위에 서있는 우리의 시간이다.
과거의 고민이 현재의 고민이 되고, 미래의 고민이 되는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의 관심과 변화를 이끌어 내주는 책이 신영복 선생의 강의라고 하고 싶다.
신영복 선생의 책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담론이 대표적이다.
앞의 두 권은 보았으니, 담론을 읽을 차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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