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의 본질과 허상을 단숨에 꿰뚫는 세계사
현대 문명의 위대한 신념인가? 역사를, 우리의 생각을 조작한 도구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책이다.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형성되고 인지하지 못하는 프레임에 대해 비판을 한다.
과학, 교육, 문자, 법, 민주주의, 시간, 국민, 예술, 죽음, 공동선에 대한 프레임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으며
이 프레임의 생성과 내용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1. 저자는 인도계 영국인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과학사와 철학사를 전공했고, 동 대학교 박물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적 인종주의 우생학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한다.
이 책은 서구 중심주의라는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진부하고 낡은 것이라 간주되던 메시지를 프레임과 연관시키며,
서구 세계가 만든 거대한 억압과 착취 구조가 역사에, 우리 머릿속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어 있는지 밝히고 있다.
문명화된 서양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이런 관념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이런 관념들이 주장하는 것과 현실이 일치하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또한, 우리가 별생각 없이 사용하는 말들이 사실은 어떤 의미이고, 또 그런 용어 속에 함축되어 있는 주장은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다.
2. 이 책은 총 10가지 주제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들어가는 말'만 읽어도 이 책이 쓰인 배경과 존재이유 등을 알 수 있다.
1) 문명이 권력을 만났을 때
- 문명화되었다는 말은 진보와 발전이라는 개념을 포괄한다.
- 문명화된 모든 것들의 반대편에는 비문명적인 사물과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 고대 그리스인들의 구분법 : 그리어를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 고대 로마인들의 구분법 : 도시 거주자와 그 이외에서 거주하는 자
2) 거짓말이 지탱하는 세계사
- 서양과 비서양의 구분은 지리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 서양 문명이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은 유럽 제국의 야망과 권력에 발맞춰 나타났다.
- 무엇이 문명화되었는가를 결정한 것은 식민지 통치자들이었으며, 이들은 자신들만의 프레임 속에서 문명을 규정했다.
- 서양이 우세를 점하게 되면서, 나머지 지역들은 지적으로 뒤처진 곳으로 강등되었다.
3) 권력이 짜놓은 프레임을 넘어
- 역사적인 주장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역사학자의 역할이다.
- 서양 문명이라 여겨지는 것의 대부분은 홍보하는 내용과 다른 경우가 많다.
- 서양 문명이 하는 거짓말은 우리를 가르고, 우리의 권리를 박탈하고, 우리를 무너뜨린다.
- 서양 문명은 현실을 누르고 브랜딩이 성공한 사례다.
- 서양 문명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다.
- 문명화라는 사명은 식민지를 건설한 국가들의 비전이자 변명이다.
- 유럽 강대국들은 세계의 나머지 지역을 자신들이 만든 문명이라는 틀을 이용해 완전히 재구성했다.
- 무엇이 문명화된 것이고 무엇이 미개한 것인지를 나누고 규정하는 프레임은 권력게임의 승자가 결정한다.
3.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10가지 프레임
1장 과학 -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말라
1. 문명화된 사람들은 편견이나 편향 없이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성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적이라는 것은 문명적이라는 말과 상통하며 과학적 방법은 과학자들이 최대한 합리적 사고를 하도록 요구한다.
2. 런던 영국 학술원 본원의 문에 새겨진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라면, 증언에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경험 철학에 대한 신념은 근대적인 서양과학의 기틀을 만들었다.
3. 분류학의 아버지 스웨덴 생물학자 칼 린네는 인간을 인간 형상이라는 용어로 분류하고, 인간을 네 집단으로 나누었다.
인종을 나누는 기준으로 과학을 선택하였다.
인간 생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이론은 인류 일조설과 다원설이 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기 전에는 다원설이 유력했으나, 다윈 출현으로 인류는 하나에서 파생되었다는 인류 일조설이 힘을 얻었다.
다윈은 진화론에서 자연선택을 설명하는 표현에 적자생존을 선택하였고, 이는 인종주의 학자의 과학적 배경이 되었다.
4.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의 사상은 우생학의 기틀을 마련해 준다.
골턴의 사상의 배경에는 부적합한 자의 배제가 들어있으며, 미국에서는 장애인과 학습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대상으로 불임 프로그램을 촉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상의 나치의 반유대인 학살의 배경이 되었다.
5. 프레이저는 사회가 야만에서 원시로 다시 문명으로 이행하는 것은 신념체계가 진전하며 이뤄진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 1단계는 마술과 미신이고, 2단계는 공식 종교이며, 최종 3단계는 과학과 합리적 사고가 찾아온다.
- 프레이저의 이론은 문화적 발전, 진보, 문명에 관한 기존의 사상을 확고하게 굳혔다.
- 다윈이 인간의 진화는 우연이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을 때,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프레임이 되었고, 그 안에서 우리 인류는 토론의 대상이 되었다.
- 이 영향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인종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었으며, 과학이 이들의 알리바이가 되었다.
- 또한, 인종과학은 노예제도의 기준이 되었다.
6. 서양과학은 강력한 브랜드다.
서양인들이 스스로 문명화되었다고 부르는 까닭은 자신들의 사회가 합리적 사고와 과학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유럽인들은 과학이 객관적인 진리로 향하는 확실한 길이자 선으로 향하는 완전한 힘이라고 인식한다.
이들의 과학은 비서구인들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문명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유럽이 세계를 식민지화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2장 교육 - 아는 것이 힘이다.
교육의 무서운 힘은 실제로 상당 부분 지식과 사상을 학생들의 정신 속에 집어넣어 문명화시키는 작업이다.
교육은 중립적인 과정이 아니며, 모든 이들에게 이득을 주고자 존재하는 것만도 아니다.
교육은 제국의 긍정적인 역할, 유익함, 중요성을 세뇌하는 것이었으며, 사상과 생각을 통제하는 복잡하고 섬세한 도구다.
또한, 교육을 통해서 유럽 제국은 식민지의 땅만이 아닌 사람들의 정신도 식민지로 만들었다.
3장 문자 - 펜은 칼보다 강하다.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발전을 보는 기준은 형식적인 문자였다.
이들이 생각하기에 문자가 없다면 인간의 발전단계에서 보다 원시적인 상태에 있고, 이들의 생각을 알아갈 가치가 없다고 추정하도록 만들었다. 예시로 든 것은 잉카의 매듭문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설명이 있다.
유럽의 사고 기준을 확실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잉카의 건축물, 아즈텍의 건축물,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그레이트 짐바브웨 등은 외계인 또는 초고대문명이 지었다는 설이다. 문명화되지 않은 비서구인들은 도시나 기념물을 지을 만한 지적 능력이나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는 유럽의 시각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각은 유럽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자와 문자 기술은 역사적 정보에 단숨에 접근하도록 해주고, 산문, 시, 희곡을 아우르는 모든 문학 작품을 성문화하도록 해준다.
그러나, 문자만이 그 모든 것들에 접근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4장 법 -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다.
정의의 여신 디케의 형상을 통해 정의를 숨은 뜻을 파악하고, 이것을 통해 만들어진 서양의 법과 정의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권력을 쥔 극소수만의 협정인 마그나 카르타에 대한 사실을 들추며, 마그나 카르타에 실려있는 작은 부분에서 나온 권리청원의 배경을 이야기한다.
이 중 민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은 삼림헌장이었다. 이것을 통해 민중이 음식, 연료, 도구, 연료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클로저 운동을 통해 땅주인 땅을 폐쇄하고 토지 소유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올릴 수 있었다.
영국 국회법은 관습법보다 우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땅을 폐쇄할 수 있도록 국회에 청원을 한 사람들은 국회의원 본인들이었다.
소수의 특권층을 위해 수많은 빈곤층의 삶을 모른 채 한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 체로키족에 대한 법적 학살을 예로 들었다.
저자는 모두에게 공정한 정의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정의에 대한 뜻을 가져오고,
우리의 정의가 법에 의존한다면, 정의는 국회의원들의 수준만큼만 좋기 마련이며,
우리의 사법 시스템은 딱 이를 만들어낸 권력자들의 수준까지만 좋거나, 아니면 딱 그만큼까지 나쁜 경우가 많다는 결론을 내린다.
미국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정의는 외부의 억압을 받지 않는 합리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확장하고자 자유롭고 평등한 위치에서 동의할 만한 일련의 원칙들이라 규정했다
5장 민주주의 - 민중에게 권력을
이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고전적인 민주주의는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다.
아테네 인들에게 정부란 평범한 사람들이 거의 매일 실행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이루는 체제였다.
아테네 시민들에 의해 임명된 사람들이 일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부패하거나, 전반적으로 별로 쓸모가 없다고 판단되면 추방이라는 벌을 받았다. 통치자들 역시 잘못된 행동이나 나쁜 결정을 내리면 배심원단에게 재판을 받을 수 있고, 유죄라고 확정될 경우 사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었다. 아테네 민주주의는 대단히 참여적이고 효과적인 정부 체제였다.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가 미화된 중우정치와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집합적이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가난한 시민들이 부유하고 잘 교육받은 소수를 통치할 힘을 지닌다는 것은 야만인이 문명화된 사람들을 통치하는 것과 같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부유하고 교육을 받은 유한계급 엘리트들은 어떻게 가난한 다수가 부유한 소수를 통치할 수가 있냐며 괴로워했다.
민주주의의 역사 전반에서 주된 걱정거리는 민중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수천 년 동안 지배계급 엘리트의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유권자들은 본질적으로 무언가 위험하다는, 심지어는 야만적이거나 미개하다는 것이었다.
지금 민주주의라 여기는 정부 체제의 개척자들은 투표자들이 직접 일을 꾸려나가는 대신, 그 일을 대신해 줄 사람들을 투표로 선출하게 만들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민주주의를 건설하면서 그리스어인 민주주의로 브랜드를 만들고, 실행할 세부적인 사항들은 로마 공화국을 참고했다. 로마 공화국은 대의제 정부라는 사상을 만들었다.
대의제 정부는 군주는 두지 않으면서 직접 민주주의라는 중우정치를 막아주었다.
미국의 정부 모델은 유권자들이 스스로 진정한 권력을 지니는 이득을 누릴 수 없게끔, 모든 의사결정을 가로막았다.
서양식 민주주의에서는 대의제 민주주의 모델이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모든 결정을 내리지 않고, 크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달라며 맡기는 선출된 소수의 손에 권력을 양도하는 것이다.
제한된 소수가 통치한다는 관념은 보편적이다.
선거에 이겨서 지배력을 독점한다고 해서, 그 소수의 지배층이 훌륭한 통치를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과 실제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서로 다른 능력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평범한 살마들이 이성적으로 적합한가에 관한 철학적인 우려는 평범한 사람들을 억압하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최근 우파 정당들은 만약에 선거에서 이기는데 도움이 될 수 만 있다면 더욱 극단적인 입장들도 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민주주의는 내재적 결함이 있는 것일까?
서양식 민주주의가 지닌 문제는 한 번도 실제로 존재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현대적인 민주주의가 채택하고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누가 권력을 지닐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국한된다.
그 사람들이 그 권력으로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결정할 수 없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이란 누가 우리를 통치할지를 고르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지,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통치할 것인가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대표자와 지도자를 고르면서, 그렇게 고른 결과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결정에 대한 결정권도 내려놓는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부패하기 쉽다.
우리의 정부 체제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안전과 정의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치적 권력이란 유동적인 재산이다.
민주주의는 퍼뜨릴 가치가 있는 사상 가운데서는 최고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퍼져 나간 사상은 사실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단 한 번도 국민에게 권력이 주어진 적이 없다.
마그나 카르타를 만들어낸 왕과 남작들부터, 오늘날 엘리트 정치 계급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늘 있던 바로 그 자리를 유지해 왔다.
국민을 위하는 국민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수가 수많은 사람에게 행사하는 권력을 통해서 말이다.
6장 시간 - 시간은 돈이다.
시간의 탄생과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장 시스템의 형태를 갖추고 등장한 제조업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이 시스템에 맞춰 노동자는 일을 해야 했으며, 노동자 자신들의 시간을 자신이 다스릴 수 있는 자유와 능력을 잃었다.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은 노동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측정하는 합리적인 접근법으로 가능한 한 적은 시간을 들여서 업무를 완수하는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테일러의 방법은 노동자들을 기계처럼 취급했으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을지는 모르나, 사람들을 만신창이가 되도록 혹사시켰다.
결함도 있고 착취를 일삼는 시스템이었으나, 이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부적합한 인간으로 취급되었다.
산업화 이후의 서양에서는 산업혁명 시기에 재화가 되었던 시간이 무언가 다른 형태로 탈바꿈했다.
이 역시 우리 사회의 구조에 거의 똑같이 해를 입힌다. 바로 바쁨이다.
바쁨이란 존재 상태이자 지위의 상징이다. 바쁨은 영광의 휘장이다.
딱히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더라도, 바쁘다는 것은 좋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구성물 안에 갇혀 있다.
이 구성물은 스스로를 재생산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진맥진할 지경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느낄 정도다.
이렇게 지내오는 동안 우리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7장 국민 - 국가는 당신을 원한다.
국민이란 무엇인가? 국민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의 책 <상상된 공동체>에서 국민국가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 관한 소속감으로 연결된 커다란 인간 집단들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앤더슨의 국민 개념은 세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상상된 것이다.
국민이란 경계가 있고, 주권을 지니며, 공동체라고 말한다.
국민이 경계가 있는 이유는 유한하기 때문이며,
주권이 있는 국민은 자율성과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국민이 공동체라는 관념은 공통적인 문화적 가치로 묶인 박애를 통해 사람들이 맺고 있는 상상된 연결을 바탕으로 삼는다.
앤더슨이 말하는 국민에 포함되는 모든 사람은 이미 똑같은 인종으로 분류되었으며 국민은 인종적 동일성을 대신할 수 있는 개념이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다.
서양에서 국민국가란 '인종'을 바탕으로 삼는다.
잉글랜드인의 정체성에 관한 핵심적인 가정은 바로 잉글랜드인 백인일 것이라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민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우리의 관념이 문화와 정체성이라는 공유된 관념에 기대고 있다면,
서양에서는 또 다른 공통의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규칙이란 충분히 합당한 이유만 있다면 깨질 수 있도록 만들어둔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이유는 바로 돈이다.
예로 유고슬라비아 왕자 이야기, 부자들은 여권이 필요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민족주의자에게 크나큰 위협은 뿌리 없는 범세계주의자다.
민족주의자들은 이민자들이 충성을 모른다고 여긴다.
2016년 새로이 임명된 국무총리인 테레사 메이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스스로를 세계 시민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 어느 곳의 시민도 아닌 것입니다."
8장 예술 - 예술을 위한 예술
예술을 만들어내는 일은 서양 문명의 정점에 자리 잡고 있다.
예술은 서양 문명의 성장이 만들어낸 결과인 동시에 서양 문명을 성장시킨 배경이었다.
예술은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다룬다고 주장한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에 말을 건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얘기한다.
그림의 핵심은 그림 그 자체이고, 예술은 오로지 예술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진품성 논란이 있었던 역사상 가장 비싼 그림인 <살바토르 문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그림을 구매한 사람은 바데르 빈 압둘라 빈 모하메드 반 파르한 알 사우드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황태자를 대신해서 구입했다고 추정한다.
진품성이라는 임의적인 속성을 냉철한 시선으로 비췄을 때 예술계는 흔들린다.
우리가 무언가가 진짜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은 그렇다고 얘기한 전문가들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때로는 전문가들이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박물관은 예술계에서 중요한 존재다.
서양에서 예술이란 곧 서양이 규정한 틀에 맞는 것이며 예술이 적절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서양뿐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보살핌에 관한 관념에는 내재적인 폭력이 있다.
벽 안에서 생겨나는 폭력이며 바로 박물관이라는 보루다.
박물관은 모조품과 재산을 구분하고, 맞고 틀린 것을 구분하고, 문명적인 것과 비문명적인 것을 구분하는 일에 아주 오랫동안 몸을 담아왔다.
박물관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물관은 강력하면서도 유독 잘 뒤바뀌는 문화적인 분류의 장이었으며, 서양이 최고라는 점을 드러내는 장소였다.
박물관은 단순히 물건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전시한 것이다.
바로 전쟁 약탈품을 저장하는 창고라는 기능이다.
서양은 예술의 가치를 비롯해서 예술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가치를 여전히 마음대로 결정한다.
서양은 비서구 지역의 문화적 유산이 전승되고 또 역사와 미래 세대 정체성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길을 계속해서 막아선다.
9장 죽음 -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해부학 재료로 사용되는 시체에서도 부자와 빈자의 차별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과 죽음을 공유하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바라보는 죽음과 좀비, 부두교에서 보이는 죽음에 대한 은유를 보여주고 있다.
10장 공동선 - 우리는 한배를 타고 있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 마음의 작동 방식, 발달, 동기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개인을 바라보는 방식이 심리학을 형성하기도 하고, 반대로 심리학이 이를 형성하기도 했다.
개인은 서양 문명의 작동 단위다.
삶, 자유, 행복의 추구까지, 위대한 서양의 가치는 모두 개인적인 가치들이다.
서양에서는 사회적인 위계 속에서 일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이 있다고 여기면서도, 평등이라는 관념이 제일 중요하다고 고집한다.
메슬로는 개인의 행복과 만족은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데다, 인간의 노력이 지닌 궁극적인 목표하고 주장한다.
개인이 발전하는 목적은 바로 사회의 공동선에 기여한다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결과로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이 나왔다.
욕구단계설에 의하면, 기본적인 욕구는 아래쪽에 있는 넓은 바닥면을 이루고, 다른 단계들은 위로 올라가면 점점 좁아지면서, 꼭대기에 있는 자아실현이라는 정점에 도달한다. 피라미드 구조이다.
매슬로는 행동주의 심리학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행동주의라는 학문 영역은 대단히 실증주의적이었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은 시크시카에 있는 블랙풋족에 손님으로 가있던 6주 동안에 탄생했다.
매슬로는 자존감이 사회적 우월성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블랙풋족의 철학은 사람들을 단 한 가지 발전 단계에 못 박아두지 않는다.
됨됨이는 나면서부터 결정되지 않는다.
변화는 가능하다.
세상을 사고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방식을 향해 눈을 떠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 되어라, 그렇지만 공동체와 주변 사람들이라는 맥락 속에서 그렇게 되어야 한다.
4. 이 책에 대한 소감
현재를 구성하고 만든 서양의 프레임에 관한 책이다.
서양의 프레임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그 프레임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프레임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초를 제공해 준다.
프레임이 형성된 배경과 발전, 변질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깊이를 선사해 준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계 영국인이 느꼈던 차별에 대한 반항, 저항의 시선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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