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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 - 나카지마 아쓰시 전집 중 엄선된 단편집

by 나노그램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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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는 나카지마 아쓰시 전집에서 엄선한 작품들을 번역한 것이다.

나카지마 아쓰시의 산월기는 60년이 넘도록 일본 교과서에 실려있는 국민 작품이다.

 

 

신영복 선생의 담론인가에서 본 것을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구입하였다.

 

1. 저자의 아버지는 한 번의 이혼과 두 번의 재혼을 하였으며, 일본 중학교 한문교사였다. 

1920년 저자는 아버지가 조선의 용산중학교로 전금함으로 인해 조선에 첫 발을 딛게 된다. 

1925년 저자의 아버지는 중국 다롄 제2중학교로 전근하였으나 저자는 계속 조선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후에 도쿄 제일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조선을 떠났고, 도쿄 제국 대학 문학부 국문과에 입학하였다. 

1933년 24세 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에 진학을 하였으나 다음 해에 대학원을 중퇴하고, <범사냥>을 탈고하여 <중앙공론> 현상에 응모, 7월에 선외가작으로 발표되었다.

 

** 선외가작 : 입선은 하지 못했으나 썩 잘되어 더 골라 뽑은 작품

 

1941년 32세에 남양군도를 직접 관리하는 남양청에 취직되어 팔라우에 도착한다. 남양청 편집 서기가 되어 식민지용 국어 교과서 제작 준비와 조사 업무를 담당했다. 

1942년 33세 도쿄 출장을 왔으며, 9월에 남양청을 사직하였다. 이 해 12월 4일 기관지 천식으로 사망한다.

 

2.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는 중국의 고담으로 중국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저자의 작품 중 9개가 실려있고, 두 번째는 식민지 조선의 풍경으로 범사냥을 비롯한 총 3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3. 책 제목인 산월기는 당나라의 기담 <인호전>에서 제재를 가져와 작품으로 승화시킨 짧은 단편이다.

 

1) 주인공 이징이 호랑이로 변하는 중국 전기 소설은 1544년 송 세종 23년에 만들어진 태평관기와 1792년 청 고종 57년에 만들어진 당대 총서, 두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저자의 산월기와 다르게 원본에는 이징이 친구인 원참에게 처자의 생활원조를 먼저 부탁한 후 자신의 시에 대한 것을 부탁하였으나, 산월기에는 시에 대한 것을 먼저 부탁하였다. 

 

3) 원참과 만난 이후 이징 자식의 일등이 에필로그로 실려있는 원본과 다르게 산월기에는 그 내용을 삭제하고 호랑이의 포효에 의한 비극적 결말을 이끌어낸다. 

 

4. 산월기

- 이징은 젊어서 과거에 합격한 학식이 많고 재능이 뛰어나지만 남과 쉽게 타협을 하지 못하는 성격에 자신의 실력에 비해 너무 낮은 관직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이러한 예는 삼국지연의의 유비와 방통의 이야기와 맥락이 비슷하다. 

 

1) 이징이 친구를 만났을 때 자신의 소심한 자존심과 거만한 수치심을 탓한다. 소심한 자존심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신 없이 늘 공포와 불안에 싸여 자기가 목적한 바로 쉽게 나아갈 수 없는 심리 상태를 나타내고, 거만한 수치심은 오만하고 교만한 태도를 의미한다. 그것은 수치심의 은폐를 위한 수단으로 자신의 약점이 사람들 앞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일 수 있다. 

 

2) 그의 한탄 : 인생이란 아무것도 이루지 않기에는 너무나 길지만,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나 짧다는 둥 입에 발린 경구를 지껄이면서도 사실은 부족한 재능이 폭로될지도 모른다는 비겁한 두려움과 각고의 노력을 꺼린 나태함이 나의 모든 것이었다. 

- 시로써 명성을 얻기를 원하면서도 스스로 스승을 찾아가려고 하지도 친구들과 절차탁에 힘쓰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은 자존심과 타인의 접촉으로 상처받고 자존심의 공허함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느껴진다.  이것은 중앙공론 응모에 선외가작으로 된 것에 대한 저자의 충격으로 작가를 열망하던 저자의 좌절감을 투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3) 인호전과 산월기에서 처럼 인간이 호랑이로 변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호랑이를 선택한 것은 호랑이의 생태가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호랑이는 집단생활을 하지 않으며, 최상위 포식자로 그 힘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위에 있다. 심리 상태로 본다면 스스로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믿었던 저자와 이징은 주변과 떨어져 독립적으로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였으나 호랑이의 포효와 다르게 주변의 인정을 받지 못함에 좌절하고 실망한 모습을 대비시키기 위해 호랑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본다. 

 

5. 이릉

- 한무제 때 흉노에 잡혀 생을 마감한 한나라 장수 이릉과 사신으로 가서 흉노에서 포로 생활을 하고 다시 한나라로 돌아간 소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1) 한나라 장수 이릉은 흉노의 포로가 되었다. 잘못된 전쟁 전략과 지원군의 부재로 흉노로 잡혀간 이릉의 충정을 왜곡 폄하하여 보고한 신하들과 잘못된 결정을 내린 왕에 의해 이릉의 가족은 참사를 겪는다. 이러한 소식은 이릉의 마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흉노에서 한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수치와 고독을 견디고 결국 돌아가게 되는 소무를 보면서 이릉은 자신의 변절 아닌 변절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후에 한나라로 돌아오라는 한나라의 사신에게 말한다. "돌아가기는 쉽네. 그러나 다시 치욕을 볼 뿐이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이릉은 돌아갈 곳을 잃어버렸다. 그의 조부와 부친은 한나라에 충성하고 한나라를 위해 싸운 장군의 집안이지만, 이릉의 대에 이르러 간신들의 협잡으로 한나라를 배반한 공적이 되어 버렸다. 

 

2) 한나라로 돌아간 소무는 흉노에 사신으로 가서 포로가 되어 버렸다. 초기 한나라와 흉노의 사신 왕래는 한쪽이 사신을 억류하면 반대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신을 억류했다. 사로잡혔을 때 소무는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흉노가 그를 살렸으며, 그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그러나, 그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북해의 땅(지금의 바이칼 호수 부근)으로 유배 보내 버렸다. 북해의 땅에서 홀로 자급자족해야 했던 소무는 이릉의 도움도 받는다. 19년의 포로 생활을 마치고 한나라로 돌아가 충신의 상징으로 남는다. 소무가 사신으로 갈 정도면 그는 북방의 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그리고 사신의 지위는 고위급에 해당된다. 후의 중국 기록에 흉노에서 낳은 자식을 데려와 그의 뒤를 잇게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지만, 그가 흉노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결혼을 하였는지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사신으로서의 지위, 북방의 말, 흉노에서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으며, 흉노의 왕과의 교류가 있었다는 점에서 그는 아주 비참한 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상상해 본다. 

어쨌든 한나라의 입장에서 소무는 충신의 상징이 되었으며, 충신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광고를 하기에 아주 좋은 표본이었으며, 그의 충정을 높이사 그에 대한 보상도 이루어졌다. 

 

3) 이릉은 잘못된 작전과 전략, 지원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흉노를 상대로 고군분투하였다. 흉노의 포로가 되어서도 그는 흉노의 왕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계획을 실행하고 흉노를 탈출하여 한나라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흉노와 한의 전쟁 중에 그와 상관없이 그의 이야기처럼 와전되어 전해졌고, 한나라 왕실에서 그를 싫어하는 신하들에 의해 왜곡되고 폄하되어 왕에게 전해졌다. 왕의 잘못된 결정으로 그의 가족들이 참사를 겪게 되고 그는 돌아갈 터전을 잃게 된다.

그가 나라를 배반한 것인가, 나라가 그를 배반한 것인가?

그가 한나라 복귀를 권하던 사신에게 한 말처럼 그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설령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치욕을 겪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라가 조상부터 충성을 보였던 집안과 개인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서도 그들에게 왕을 위한 충성을 계속 바라는 것은 강요이며 폭력이다. 이릉은 한나라의 입장에서 먼저 불충한 것이 아니다. 나라가 이릉을 불신한 것이다. 

 

6. 제자는 공자의 제자 자로에 대한 이야기다. 순수한 열정으로 맡은 일에 열심이었던 자로를 새롭게 평가한 작품이다. 자로의 눈에 비친 공자의 행태와 그 시대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편이다. 

 

7. 식민지 조선의 풍경

 

1) 범 사냥 - 지배자의 입장에 서 있는 일본인이 절친인 조선인 친구 조대환을 통해 식민지 지배하에 차별받는 조선인들의 모습과 생활을 그리고 있는 단편이다. 지배와 피지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피지배 민족이 느껴야 했을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서도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비꼬는 모습이 등장한다.

 

2) 순사가 있는 풍경 - 어릴 때부터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던 저자의 가정 내에서의 정신적 억압감이 피지배 민족에 대한 동질성으로 표현된 단편이다. 조선인이면서도 일본의 순사가 된 조교영을 통해 같은 동포를 단속해야 하는 그의 심리적 갈등을 보여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장면으로 결론을 내린다. 또한 관동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내 조선인 학살을 고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8. 가볍게 읽기에는 의미하는 바가 큰 책이다.

인간의 심리와 애국심에 대한 것,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식민지 조선의 풍경은 한국에서 생활했던 일본인의 눈에 비친 조선에 대한 단편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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