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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7 -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의 원작 소설

by 나노그램 2025.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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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상영 중에 있다.

영화의 원작 소설이 미키 7이다.

원작이 있고 그 원작을 영화화하면 대부분 원작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읽는 편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미키 7은 복제 인간의 삶을 그려낸 이야기다.

책 제목에서는 아무것도 읽을 수 없다.

목차의 소제목이 없다.

다만 책 표지에 쓰여있는 몇 줄의 표현을 통해서 이 책의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적, 종교적, 이데올로기, 시스템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준다.

 

이 책은 그저 평범한 인간인 미키 반스가 주인공이다.

무료하고 따분한 삶을 이어가던 그가 어떤 직종인지도 잘 모르는 익스펜더불이라는 직종을 선택하여 새로운 개척지 니플하임으로 가는 과정과 니플하임에서 그에게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책은 미키 7과 미키 7 반물질 블루스로 나뉜 2권의 책이다.

2권의 책을 모두 읽어야 미키 반스의 이야기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미키 7은 미키 반스가 어떻게 이러한 임무에 지원하게 되었으며, 니플하임이라는 행성에서 그가 겪고 있는 삶을 중심으로 그의 친구들, 개척단원과 엮인 생활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키 7 반물질 블루스에서는 외부 위협으로부터 개척지 돔을 지켜내고, 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일이 주를 이룬다.

 

미키 7은 미키 반스의 이야기를 통해, 한정된 자원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개척지 돔의 시스템, 그 시스템 안에서의 계층 간 차이, 불합리, 대립과 미키 반스의 죽음, 재생의 순환적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니플하임에서 미키 반스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철학적으로 자아와 정체성, 본질에 대한 문제

2. 종교적으로 유일신교와 순환 종교의 사상을 대비하여 생각하게 되고

3. 이데올로기를 투영한 시스템에서 인간의 위치 등을 살펴보게 된다.

4. 또한, 침입자를 바라보는 행성 생명체의 생각을 잠시 읽어볼 수 있다.

 

4. 침입자를 바라보는 행성 생명체인 크리퍼의 생각

 

크리퍼는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로 인간과 대립하면서도 미키와의 소통을 통해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 크리퍼에게 인간은 외부에서 들어온 침입자다.

그들의 행성에 도착한 인간들은 개척지를 설치하고 자원을 채취하며 크리퍼의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그들을 제거한다.

이러한 인간의 행동은 외래종이 토착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토착종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이러한 위협에 크리퍼가 인간을 납치하거나 분해하는 모습은 생존에 대한 방어태세를 취한 것이다.

또한 크리퍼가 인간을 납치하여 해부하고 연구하는 듯한 언급은 외래종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니플하임 행성에 인간이 들어오면서 균형된 질서는 깨어지게 되고 인간의 개별적이고 파괴적인 행위는 집단 지성을 통한 집단적 생존 방식을 유지하는 크리퍼와 대조된다.

 

2) 크리퍼에게 미키는 다른 인간과 다르다.

미키가 크리퍼와 접촉하며 그들의 의도를 느끼고 공격을 피하는 모습에 크리퍼는 미키를 '다른 인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크리퍼를 이해하려고 하는 그의 태도에서 크리퍼는 자신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고 소통 가능한 자로 판단되었을 수 있다.

즉 크리퍼의 입장에서 미키는 니플하임의 생태적 균형을 유지할 파트너로 보인다.

 

3. 이데올로기를 투영한 시스템에서 미키의 위치는?

 

미키와 니플하임 개척 집단을 바라보는 관점을 권위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공리주의, 제자백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1) 니플하임 개척단은 강력한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사령관 마샬은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며, 구성원은 체제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강력한 중앙 권력이 사회질서를 유지한다는 홉스의 주장을 연상시킨다.

마샬의 통제에 대한 정당성이 유지되는 이유는 자원부족과 생존 위협을 들 수 있다.

강력한 권위주의 체제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희생시키는 문제를 야기하는데 미키 7과 미키 8의 공존을 용납하지 않는 마샬의 결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개인의 생존권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북한이나 과거 군사 독재 정권과 같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통제 중심의 정치 구조를 반영한다.

 

2) 자원 착취의 자본주의적 식민주의를 연상시킨다.

니플하임을 정복하고 자원을 확보하려는 개척단의 시스템 안에서 미키는 소모되는 노동력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는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도구로 취급하여 착취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키의 복제는 값싼 노동력을 무한히 재생하는 시스템으로 자본주의가 인간을 상품화하는 극단적 형태를 보여준다.

개척단의 생존을 위해 자원을 확보하는 모습은 자본주의 경제가 환경 파괴와 노동 착취를 정당화하는 방식을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미키가 소모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이동이 어려운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계급 없는 사회와 생산 수단의 공동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가?

마샬과 지배층은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고 미키는 계급구조의 최하층에서 착취당한다.

미키의 소모품화는 계급 불평등의 극단적 표현이다.

소설 내에서 보이는 공산주의적 이상은 실현되지 않는다. 미키는 체제에 맞서기보다 생존을 택하기 때문이다.

 

4)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핵심가치로 삼는다.

사령관 마샬은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며 미키와 같은 소모품은 기본적 권리인 생존권과 자기 결정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미키가 하층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복제된 존재라는 이유로 인간성마저 부정당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는 원칙에 위반한다. 

특히 미키 7과 미키 8의 공존을 용납하지 않는 체제의 결정은 합의가 아닌 권위주의적 명령으로 이루어지는데 만약 민주주의였다면 미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그의 생존권이 공동체 논의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

개척단의 구조는 엘리트 중심의 비민주적 구조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일어나는 관료제나 권력 집중의 문제를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미키 7과 미키 8이 도피하고 크리퍼와 소통하며 공존을 모색하는 행동은 민주주의적 주체성의 발현으로 권위에 저항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행위와 유사하며, 미키의 저항은 잠재적 민주화의 씨앗으로 볼 수 있다.

 

존 롤스의 정의론 : 민주주의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지향한다.

니플하임 개척단은 자원 부족과 생존 위협을 이유로 미키를 희생시킨다. 이것을 통해 민주주의의 정의가 자원과 권력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미키 7과 미키 8의 제거 논쟁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희생시킬 수 있는가?"라는 민주주의의 윤리적 딜레마를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5) 자본주의는 자유시장과 효율성을 중시한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미키는 효율적 자원이며 미키의 복제는 자본주의 생산성의 극대화다.

미키의 복제는 개척단의 생존을 보장하고 니플하임 정복을 가능케 한다.

마샬이 미키 8을 제거하려는 결정은 중복된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체제를 간소화하려는 방법이며, 이는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현실과 같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는 미키를 노동 도구로 전락시키며 소외를 초래한다. 이는 칼 마르크스가 지적한 자본주의의 모순인 생산력 발전이 노동자를 비인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자본주의가 효율성을 위해 인간성을 희생시키는 문제와 계층 격차가 보여주는 불평등의 심화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나타낸다.

 

6)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제레미 벤담의 양적, 존 스튜어트 밀의 질적 공리주의의 핵심은 개인의 권리나 존엄성보다는 집단의 효용이 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미키의 반복적 죽음, 재생을 통한 임무 수행은 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고통을 정당화하는 공리주의 관점에서 옳은 방식이다.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에 의하면 이러한 행위의 결과는 옳지만, 밀의 질적 공리주의에서는 지적, 감정적 행복을 더 높은 가치로 보기 때문에 미키가 느끼는 정체성 혼란과 감정적 고통은 질적으로 낮은 행복만을 추구한다고 비판할 수 있다.

양적 공리주의자 벤담의 입장에서는 자원 부족이라는 현실을 고려해 하나의 미키를 제거하는 것이 개척단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며, 질적 공리주의자 밀의 입장에서는 미키 7과 미키 8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고 감정적 인정을 유지하는 것이 질적 행복을 높일 수 있다.

 

7) 유가, 도가, 법가, 묵가의 사상에서 미키를 바라본다면?

 

유가는 인간관계, 도덕, 사회질서를 중시하는 사상이다.

도가는 자연과의 조화, 무위, 인위적 간섭의 거부를 강조하는 사상이다.

묵가는 평등과 실용을 중시한다.

법가는 강력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중시한다.

 

법가의 입장에서 미키는 개척단이라는 체제 내에서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이상적인 도구다.

미키는 인간적 감정이나 개별성을 주장하기보다는 체제의 필요성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로 법가적 이상을 구현한다.

"법 앞에서 모든 이는 평등하게 복종해야 한다"는 법가적 입장에서 미키는 체제의 부속품일 뿐이며, 미키의 가치는 체제에 대한 충성에서 나온다고 본다.

 

묵가의 입장에서 미키는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이롭게 하라는 묵가의 이상에 부합하는 존재다.

그러나 묵가가 법가와 다른 것은 미키를 둘러싼 계급 차별과 하층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멸하는 행태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도가의 관점에서 미키의 삶은 인위적인 체계에 얽매인 비극적 존재로 그려진다.

특히 미키의 반복적인 죽음과 복제는 자연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왜곡한 인위적 행위로 도가의 입장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현상이다.

 

개척단의 공동체 일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존재로 보는 유가의 입장에서는 미키의 행동을 인과 의에 부합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미키의 복제된 존재가 자연과 예에 어긋난다고 비판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현재의 일신교와 순환 종교의 관점에서 미키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미키 7의 죽음, 복제로 연결된 삶은 영혼의 존재와 불멸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다.

 

사령관 마샬의 신앙은 나탈리스트 신앙으로 하나의 신체에 하나의 영혼만이 존재한다고 믿는 신앙이다. 마샬은 미키를 영혼 없는 괴물로 간주하며 혐오한다. 이는 기독교의 전통적 신학인 영혼불멸설과 인간의 고유성을 강조하는 교리를 반영한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된 존재로 여겨지며 영혼은 신체와 분리될 수 없는 불멸의 본질로 간주된다.

미키의 복제 과정은 이러한 신념에 도전하는 것으로 영혼이 신체에 종속되지 않는다면 미키 7과 미키 8은 각각 독립된 영혼을 가진 개체인가 아니면 영혼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이 질문은 불교의 무아 개념과 연결 지을 수 있는데 불교에서 자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들의 집합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키의 반복적 죽음과 재생은 불교의 윤회사상을 떠올리게 하며, 영혼의 고정성 대신 끊임없는 변화와 연속성을 강조함을 알게 해 준다.

또한, 미키가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며 느끼는 고통을 고(苦)로 인식을 하며, 비록 그가 소모품으로서 끝없는 반복 속에 갇혀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자세를 높게 평가할 수 있게 해 준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은 생명을 창조하는 유일한 존재로 여겨지는데 인간이 복제를 통해 생명을 재창조하는 것은 하나님의 권한을 침범한 교만으로 보일 수 있다. 미키의 반복적인 죽음은 개척단을 위한 희생으로 예수의 십자가 희생에 대비할 수 있다. 

 

모든 중생이 고통 속에 있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깨달음을 추구해야 하는 불교에서 윤회는 업의 결과로 반복되고 자비와 지혜를 통해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미키의 니플하임에서의 행위는 윤회의 비유로 볼 수 있으며 그의 고난과 선택은 업, 자비, 깨달음의 여정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

다만, 불교에서의 윤회는 욕망, 무지 등에 의한 전생의 업이 현생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있지만, 미키의 윤회는 체제의 강요에 의한 과학적 과정에 의한 반복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인간인지 도구인지에 대한 미키의 내적 갈등은 "나의 실체는 없다"는 공(空) 사상과 연결되며, 자아 정체성에 집착하여 고통을 겪는 모습은 '자아에 대한 집착이 고통의 근원'이라는 가르침을 내포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미키 7과 미키 8인 미키의 의식과 감정은 마음의 연속성으로 이어지며, 이는 실체 없는 자아의 흐름일 뿐 미키의 복제가 그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 형체는 공이고, 공은 형체다)라는 문구처럼 미키의 정체성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변화하는 흐름이다.

소설에서 보이는 미키의 삶은 단순한 소모품으로서의 비극이 아니라 업을 정화하고 깨달음을 향하는 여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코란 95:4에는 "우리는 인간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했다."라고 말하며 모든 인간은 존엄성을 지닌 존재로 본다. 다만, 코란 15:29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알라가 인간이 생명을 창조하며 각 영혼을 부여한다고 믿는 것에 대해 미키의 복제는 알라의 창조 질서를 모방하는 인간의 오만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1. 철학적으로 자아와 정체성, 본질에 대한 문제에 대한 생각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게 생각하게 만든 것은 미키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미키의 죽음과 재생산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자신이 인간인지, 도구인지에 대한 그의 깊은 고민을 느끼게 된다. 

그냥 인간이면서 도구이고, 도구이면서 인간이다라고 쉽게 결론을 짓기에는 그를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의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져 판단하기에 어려움을 준다. 

미키는 죽을 때마다 기억을 유지한 채 복제되는 존재로, 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의 '테세우스의 배'역설을 떠올리게 하며, 소설 내에서도 미키의 입을 통해 제시된다.

테세우스의 배는 처음 출항지에서 출발한 배가 모든 부품이 교체되어 돌아왔을 때 여전히 처음의 같은 배로 간주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인데 미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초의 미키 반스와 그 후의 미키들은 동일한 존재인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과 인식에 대한 판단.

이 질문은 미키가 복제될 때마다 유지되는 기억과 의식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미키의 기억은 데이터로 업로드되고 새롭게 재생되는 신체에 다운로드가 된다. 

이것을 진정한 자아의 연속성이 보장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로크의 자아이론을 적용한다면 최초의 미키와 그 후의 미키들은 모두 하나의 미키다. 

로크는 자아이론에서 기억의 연속성을 정의했는데, 모든 미키들은 공통된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하나의 자아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미키 7과 미키 8이 시공간적으로 동일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아이론으로 정의할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한다.

미키 7과 미키 8은 미키 7의 추가적인 기억을 제외한 나머지 공통된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다른 경험을 겪으며 분리된 객체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자아가 단순히 기억뿐 아니라 독립된 경험과 시간의 연속성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키의 삶은 주어진 역할 속에 있지만 자신의 죽음과 재생을 관찰하면서 삶의 목적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미키 7과 미키 8이 서로 각자를 대체하지 않으려는 결정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이 본질에 앞서 존재하며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볼 때 소모품이라는 운명을 거부하고 자율성을 추구한 미키의 결정을 지지한다. 미키의 고민에서 보이듯, 미래에 인간 복제 기술이 보편화되어 인간 복제가 이루어진다면, 인간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다시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교의 관점에서 말하는 자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고 변화의 흐름이 맞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애슈턴은 어느 이탈리아의 소시지 회사의 뉴스레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단편을 선보였다. 장편 소설 미키 7이 봉준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여가시간에 암연구를 하고 대학생들에게 양자물리학을 가르치거나 목공예를 즐긴다.>

 

 

이 책은 많은 것을 던져주는 책이다.

책의 크기도 다른 것에 비해 작은 편이고 글도 수월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미키 반스의 삶의 여정을 보면서 저자가 툭툭 던지는 몇 마디가 많은 생각과 여러 관점을 보게 해 준다.

이 책은 두 권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두 권의 책은 하루 또는 반나절이면 다 볼 수 있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그의 삶 속으로 쉽게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미키 반스가 되었다가, 때로는 마샬이 되었다가, 크리퍼가 되었다가, 캣이 되었다가...

숨 쉬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인물과 상황 속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고 미친 듯이 흘러가는 장면을 관찰하게 된다.

내용을 떠나서 소설을 이렇게 잘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상영 중인 봉준화 감독의 미키 17은 아직 보지 않았다.

어쩌면 나중에 볼 수도 있겠지만, 책을 보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잘 알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 속에는 봉준호 감독과 저자가 대담을 나누는 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두 사람 모두 가장 좋아하는 장으로 19장을 꼽았다.

19장은 미키 7이라는 책을 관통하는 저자가 정말 전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책이 선사해 주는 가장 핵심 사상이 들어있다.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하고 가지고 있을 감정이며, 이것을 잃어가는 세상에서 다시 이것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상황을 통해 전달된다.

 

영화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책을 보아야 그 깊이를 더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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