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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상이야기

다시 종이책을 보게 된 이유

by 나노그램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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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이 나오기 전까지 종이책이 대세였다.

마땅한 대체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종이로 된 책을 읽어오던 어느 시기, e-book이라는 이름으로 종이 위의 활자가 아닌

스크린 속의 활자로 만들어진 책이 나왔다.

 

스마트한 기기 안에 넣어서 들고 다닐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었고,

무료로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의 저작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폰 하나만 있으면 되었다.

e-book을 보면서 종이책에 대한 기억은 저 너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긴 시간을 다운로드한 스크린 위의 활자에 심취해 있었다.

 

그러나, 영상이 나오면서 스크린 위의 활자는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영상 또한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모든 정보를 영상으로 보고, 검색하고.

일상의 시작을 영상에서 시작하여 영상에서 마무리하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어느 날, 영상에 올라온 책 소개 영상 하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검색하니 다양한 식견을 가진 영상이 있었다.

짧게 요약한 영상부터 읽어주는 영상까지 다양한 것을 보았다.

사피엔스에 대한 대강의 흐름은 알겠는데, 이 책에서 저자가 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알아보니 e-book으로 구입할 수도 있고, 종이책으로도 구입할 수 있었다.

사피엔스 한권만 보았다면 e-book으로 구매를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 3권 전집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을 많이 할인해서 파는 것을 보고 

3권 전집을 구입했다.

 

사피엔스를 읽는 시간은 끊임없는 의심과 추측을 머릿속에서 만들어 내고, 나의 손 끝 촉감은 종이의 질감 위를 달렸다.

종이책에 대한 느낌이 기억의 저편에서 전면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종이책을 읽을 때의 편안함, 손 끝에서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을 무엇보다 좋았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나무가 베어지고 희생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자연이 선사해준 자연의 향기를 품은 나뭇결 위에 검은색 잉크의 선명함을 느끼는 감정은

그동안 편리함에 이용했던 e-book의 기억을 이겨내었다.

 

이렇게 다시 난 종이로 만든 책 속에 파묻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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