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표지에는 강렬한 문구가 있다.
" 청년들이여 침묵을 깨고 일어서라! 참여, 그것이 곧 저항이요 투쟁이다."
이 책은 절판되어 중고 마켓에서 구할 수 있었다.
각 도서관에도 있으리라 짐작을 해본다.
짧은 페이지의 책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최재천의 아마존]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대선 특집 책 추천, 기울어진 평등과 부와 정의에 대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마지막에 소개되었다.
이 책의 저자 스테판 에셀은 독일 베를린에서 출생하여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뒤 프랑스로 귀화를 하였다.
그는 전쟁 중에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두 차례나 탈출한다.
이 책은 청년 시민 운동가인 질 방데르푸텐과 저자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저자의 일생을 책의 앞부분에 할애한다.
세계 인권 선언 작성에 참여한 저자의 저서로는 '분노하라'가 있으며 후속작인 '참여하라' 등이 있다.
책의 제목은 '참여하라'이다.
왜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시작으로 대담을 이끌어간다.
그들의 대담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간과하고 있는 지구의 수명에 대해 논하면서 생태주의적 인식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는 위기를 짚으면서 어떻게 위기를 타파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곁들인다.
사르트르의 '사람은 참여할 때, 그리고 자신의 책임을 느낄 때 비로소 참된 사람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사람됨을 다하는 책임으로 참여하여야 하며,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책의 말미에는 세계 인권 선언문과 프랑스 전국 레지스탕스 평의회 개혁안이 수록되어 있다.
세계 인권 선언문은
1.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며, 인권은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보편성과
2.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며, 존엄과 권리를 가진 존재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자유와 평등의 정신과
3. 생명권, 자유권, 사회적 권리 등 다양한 권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권리의 다양성 내용과
4. 인종, 성별, 언어, 종교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차별 금지에 대한 내용을 핵심으로 작성되었다.
프랑스 전국 레지스탕스 평의회의 세계관은
1. 이윤과 금권의 독재를 거부하고,
2. 극도의 빈곤과 오만한 부가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3. 재벌 중심 경제의 경제적 봉건주의를 거부하고,
4. 진정으로 독립적인 언론이 필요함을 확인하고,
5. 모든 형태의 사회보장 제도를 확립하는 것이다.
1장 왜 참여해야 하는가?
저항의 정의를 시작으로 참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말하며 이것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을 설명한다.
저항이란 무엇보다 우리 주위에 터무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라 정의한다.
또한, 저항이란 단지 문제를 깊이 생각하거나 상황을 조리 있게 서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든 실천으로써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위해 무엇이 분노케 하는지, 무엇이 참을 수 없는 일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하며, 자신이 어떤 기준에 따라 신뢰하고 불신하는지에 대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을 남긴다.
2장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간과하고 있는 것
진정 사람을 잘 살게 하는 발전이라 국민 총생산의 수치가 아니라 교육, 건강, 개인의 문화나 정체성 보호면에서 나아졌음을 경험할 때만이 진정 행복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음을 표현한다.
생산 수단이나 자원 개발 수단을 산업화한 서구 국가들만큼 미처 갖추지 못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발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우리와 동등한 수준으로 적용해서는 안되며, 이들을 보호하며 발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의 침탈로부터 보호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부유해진다는 것이 사용 에너지의 양이나 금전적 수익의 증가처럼 단지 양적인 결과로 드러나는 풍요로움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문화, 정신, 윤리 등이 풍부해져야 함을 강조한다.
3장 생태주의적 인식의 첫걸음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며 기본 바탕이다.
성경의 말을 반박하는 표현이 있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단지 자연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며,
인간과 자연의 균형적인 발전 없이는 인간 사회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옳은 말이다.
인간은 자연을 이루고 있는 일부일 뿐이다.
4장 생태주의자와 정치적 행동
저자는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 정의한다.
그러나, 저자가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한 것은
사회적 불의에 민감하게 의식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저마다 자기 문화를 누릴 권리가 있으며, 타인으로부터 자기 문화를 존중받고 인정받을 권리, 이런 권리가 보장될 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고 더불어 대결이 아닌 다른 가치가 창출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옛 세대와 젊은 세대의 관계에서 핵심 문제를 절망과 싸우는 자세라고 인식하며,
옛 세대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극복될 수 있음을 체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저자가 보는 가장 나쁜 태도는 무관심이다.
'나는 어쩔 도리가 없어'라고 말하는 태도다.
그렇게 행동하면 인간다움의 일부를 잃는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호소이며, 무관심은 사회적 불의를 지속하게 만드는 발판이 됨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5장 지금 우리는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가?
세계적인 위기가 휩쓸고 간 뒤 우리가 사는 이곳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고달픈 세상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이것은 금융화된 세계 경제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자들에 의해서라고 지적한다.
이것의 해결책으로 저자는
경제, 사회 분야의 안정보장 이사회를 만드는 것이며,
이사회의 역할로 금융, 무역, 노동, 건강 등 커다란 이슈 등에 대응하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들었다.
6장 위기를 타파할 대안은 있는가?
저자는 이윤 개념에 갇혀있는 자본 경제 말고도 연대적 경제의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한다.
이러한 형태의 경제를 위해 기존 시장 경제를 일정한 제한과 규제를 가하여, 사회적 경제가 제대로 들어설 수 있도록 정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한 곳의 변화가 다른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7장 참여도 사람됨을 다하는 책임이다.
세계 인권 선언의 예를 들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인권 문제 못지않게 자연 문제나 환경 문제도 중요함을 역설한다.
인간의 권리와 자연의 권리를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우리가 수많은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덜 폭력적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함을 강조하는데,
인간은 역사가 오래지 않은 종이지만
당장 내일 어떤 불의의 사고로 멸종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 준다.
8장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위하여
저자의 조언과 당부가 녹아있다.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노인들과 접촉하는 일이나
노인들 입장에서 청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는 일은
모두 다 긍정적인 일이라 여긴다.
선배세대가 후배세대에게 이래라저래라 해서는 안되며
지나친 전통 존중이나 노인들의 권위 때문에 젊은이들의 창의성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6장에서 언급한
'항상 긴장해야 한고 항상 창조적이어야 한다.
저항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이든 단순화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위험한 사고다.
지혜롭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말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당부의 말이다.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는 대담 형식을 빌린 현세대에 대한 조언이 있다.
무조건적인 참여가 아닌 그의 당부는 우리가 현재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지혜롭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어떤 가치관을 기준으로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저항에 대한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보여준 모습은 별로 진보하지 않았음을 알게 해 준다.
인간의 진보는 생각의 확장과 생각의 유연성에 있다.
더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활동을 보면 분명 진보하려는 행동이다.
이러한 것을 무시하고 스스로를 틀에 가두어버리면 인간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생명이 살아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지구라는 환경 속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생명이 사그라지는 동안에도
우리는 지구 환경에 퇴적을 남기고
다른 생명의 토대를 마련해 준다.
참여는 그 어떤 참여가 되었던 진보를 위한 참여여야 하며
퇴보를 위한 참여는 없으리라.
이 책은 그냥 심심하면 읽어볼 책이다.
그러나, 내용은 심심하지 않다.
저자의 시대와 지금 시대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그의 말에서 지금 시대에 건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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