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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평등 - 피케티와 센델의 대담

by 나노그램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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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토마 피케디와 마이클 센델이 파리 경제 대학에서 만났다.

그들은 평등, 불평등, 진보를 주제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대담을 나누었다.

 

 

책 소개에 의하면, 이 책은 복잡한 주제를 대화체로 들어 일반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불평등의 구조적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룬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짧은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지식 배경이 있어야 하며, 두꺼운 책이 부담스럽다면 <평등의 짧은 역사>라도 읽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두 학자의 사상적 배경과 성향 및 주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저서를 몇 권 읽어보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들의 대담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들어 있는 책이다.

이들은 불평등이 단순히 소득이나 부의 격차에 그치지 않고 권력, 기회, 존엄성에 까지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피케티는 자본 축적과 소득 불평등의 역사적 흐름을 데이터 분석하여 부의 집중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불안정성을 초래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피케티는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초과하는 경향을 바탕으로 부의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확대한다고 보았다.

 

센델은 능력주의가 "공정한 기회"라는 미명아래 정치적 불평등을 정당화한다고 보았다.

그는 능력주의가 정치적 권력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하면서 소수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하는 현상을 지적한다.

또한, 센델은 노동의 존엄성이 약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사회적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피케티와 센델은 교육, 의료, 주거 등 기본재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이 사회적 계층이동을 가로막는 사회적 불평등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이들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하는데,

피케티는 누진세제 강화, 부유세 도입, 글로벌 자본세 등을 제안하였으며, 센델은 능력주의를 넘어서는 공동체 중심의 공공선을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제안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참여 확대와 교육 기회 평등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개념을 정리하면,

 

1. 경제적 불평등

- 정의 : 소득, 부, 자산 등의 경제적 자원이 개인이나 집단 간에 불균등하게 분배된 상태

 

2. 정치적 불평등

- 정의 : 정치적 권력, 의사 결정 참여 기회, 정책 영향력이 개인이나 집단 간 불균등하게 분배된 상태

 

3. 사회적 불평등

- 정의 : 교육, 의료, 주거 등 사회적 자원과 기회에 대한 접근이 계층, 성별, 지역에 따라 불균등한 상태

 

4. 능력주의

- 정의 :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과 기회가 분배되는 사회 시스템

 

5. 기울어진 운동장

- 정의 :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경쟁에서 출발선이 불공평하게 설정된 상태

 

6. 기회의 평등

- 정의 : 모든 개인이 출신 배경과 상관없이 동등한 성공 기회를 가지는 상태

 

7. 노동의 존엄성

- 정의 : 모든 노동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개념

 

8. 민주사회주의와 사회민주주의 구분

 

1) 궁극적 목표

- 민주사회주의 : 자본주의를 점진적으로 넘어서는 사회주의적 경제 체제 구축, 생산수단의 공공 소유를 강조

- 사회민주주의 : 자본주의를 유지하되 불평등을 완화하고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를 추구

 

2) 경제 체제

- 민주사회주의 : 에너지, 의료 등 주요 산업의 국유화 또는 협동조합 소유를 통해 자본의 독점을 해소

- 사회민주주의 : 민간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시장 경제를 규제와 복지로 보완

 

3) 개혁의 급진성

- 민주사회주의 : 더 급진적 성향, 자본주의의 구조적 변화를 목표로 점진적 국유화나 경제 민주화를 추구

- 사회민주주의 : 덜 급진적 성향, 자본주의 내에서 개혁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며 체제 전환을 목표로 하지 않음

 

4) 자본주의에 대한 태도

- 민주사회주의 :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체제로 보고 이를 대체할 사회주의적 대안을 모색

- 사회민주주의 : 자본주의를 수용가능하며 규제와 복지를 통해 개선 가능한 체제로 봄

 

5) 실례

- 민주사회주의 : 미국의 버니 샌더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영국의 제러미 코빈

- 사회민주주의 : 독일의 올라프 숄츠, 노르웨이의 욘아스 셰스테드, 북유럽 복지국가의 사민당

 

 

이 책은 짧은 책이다.

짧고 강렬한 문구가 심적 떨림을 주듯이 두 학자의 대담은 짧고 강렬하다.

다만, 그들이 배경과 성향을 이해하고 그들의 저서를 보아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 보이는 두 학자의 성향은 다르다.

피케티는 급진적이고, 센델은 덜 급진적이다.

둘 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개혁에는 동의하나 성향의 차이로 인해 의견을 달리할 때도 있다.

피케티가 데이터를 근거로 이야기를 한다면 센델은 정치 철학자로서의 위치에서 이야기한다.

 

책이 짧다고 그냥 보기에는 숨어있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

이 책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는 책은 미켈 볼트 라스무센의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이다.

두 학자가 이야기하는 불평등과 위기는 현대 파시즘의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기존 사회주의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민주사회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서로 다름을 알게 되었다.

두 단어의 핵심은 후반부의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에 방점이 있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되는 즐거움은 기분 좋은 느낌이지만, 더 알아야 할 게 많다는 부담으로 떠오른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무시할 수 없으니, 이 책을 통해 지식의 울타리를 좀 더 확장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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